사후 뼈까지 기증을 받아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우리나라에서 열리게 되었다. 인허가 역사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2000년도에 대한정형외과 내에 골연부조직이식학회가 출범되었고, 내가 우리나라 동종골을 본격적으로 사용한 시기는 2007년경으로 기억한다. 종교적 바탕을 갖고 있는 (재)한국공공조직은행 서울성모조직은행(구 가톨릭대학교서울성모병원 조직은행, 2010)에 동종골, 인대 조직을 주문하여 사용할 수 있었다. 정형외과 영역에서 수술 범위가 제일 큰 종양학을 하였기에 골반뼈부터 사지 여러 부위의 동종골들과 인대들을 사용하였고, 심지어 슬관절 전체를 이식하기도 하였다[그림 1]. 당시 조직은행 팀원들이 나의 수술실에 들어와서 동종골이 인체에 삽입되는 장면을 보고 가곤 하였다.
아무래도 종양으로 인하여 골 파괴가 심한 자가골을 재사용하는 것보다는, 비록 다른 사람 것이지만 건강한 동종골을 이용하는 것이 더 견고하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동종골을 절제해 낸 뼈와 똑같이 재단해야 하는데 펜으로 뼈 표면에 그림을 그려서 손으로 톱질하는 과정에서 자칫 잘못하면 정상뼈와 갭이 발생할 수 있어 [그림 2], 절제해 낸 뼈대로 동종골을 열쇠 깍듯이 똑같이 절제해 주는 동종골 재단 기계에 대한 개념 특허까지 낼 정도로 나는 열정적으로 동종골 재건법을 사용해 왔다.
또한 금속 내고정물을 동종골 형태로 굴곡 하여 고정해야 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특히 상지에 비해 체중부하가 큰 골반골이나 하지에서의 사용은 많은 합병증으로 반복적인 수술로 이어지곤 했기에 보강을 위해 좀 더 많은 금속 내고정물과 골시멘트의 사용들이 필수적이었다.
커다란 종양 대치 인공관절을 통으로 사용해 왔던 경우에도 동종골과 인공관절을 결합하여 사용함으로써 금속의 비율을 줄여 합병증을 감소시키고 훨씬 더 나은 기능 개선을 얻을 수 있었다. 이는 동종골 관절에 관절막, 인대들이 붙어 있어 좀 더 견고한 관절 주위 연부 조직 재건도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동종 골관절, 인대들을 채취하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지 생각해 보았다.
연세가 드신 환자들이 암이 있는 사지절단 수술을 받게 되면 어떤 분들은 절단된 팔다리를 갖고 가시길 원하는 분도 있다. 가족 선산에 갖다 묻거나 화장하여 가지고 있고 싶다는 것이다. 이런 유교적 정신이 남아 있는 우리나라에서 골 기증을 하시는 분들의 숭고한 마음에 감사하고,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채취 과정을 함께하는 선생님들이 존경스럽다.
2007년 이후 주도적으로 사용해 온 우리 민족의 동종골 재건을 중장기 평가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이 흘러 검토해 보면 잘 된 케이스는 자기 뼈처럼 정상 뼈와 완전히 유합되었다. 반면 골절되거나, 골관절 부위에 골 파괴가 되어 없어지는 경우들이 있었다. 타인의 질병이 옮긴 경우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질 못했다. 언급했듯이 주위 정상뼈와 접촉면대로 재단해야 하고, 인공관절 결합 또는 금속 내고정이 필수 적이기에 수술 시간이 더 많이 걸리게 된다.
